Jihyun Jung

다목적 헨리

 

다목적 헨리
Multipurpose Henry

2019.3.9-2019.5.5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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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제목인 ‘다목적 헨리’에 등장하는 ‘헨리’는 영국 출신의 대표적인 현대 조각가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e, 1898~1986)에서 따옷 것으로, 제목은, 글자 그대로, 여러 가지 목적으로 다양한 맥락에 등장하여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는 헨리 무어 풍의 조각들에 대한 어떤 감정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애초의 의도와 목적을 상실하고 현대 사회의 부산물이나 폐기물처럼 도시의 구석구석에 방치되고 유기되어 발견되는 수많은 공공 조형물들로부터 출발한 정지현의 의심과 질문은 예술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서로 다른 시선들의 차이를 드러내고, 동시대 현실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서로 다른 감각과 취향, 신념의 끝없는 어긋남을 가시화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전시장에는 ‘지금’,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닌 것들이 여전히 ‘지금’의 ‘여기’를 점유하고 있는 풍경들, 관습과 제도에 의해 공고하게 ‘지금’, ‘여기’에 고착되어 어긋난 현실을 구성하고 있던 파편들을 해체하고 수집하고 재조합해가는 과정들이 지난하게 펼쳐진다. 결과적으로, 전시 『다목적 헨리』는 디지털 (이후) 세대가 경험하는 기성(기존) 세계(체제 혹은 제도)와의 간극(불일치, 틈, 불화)을 물리적인 현실인 자신의 손(수공)에 의지해 화해해가려는 고된 시도의 결과물이며, 획일화되어 익숙해졌던 표피에 감춰져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새삼 가시화시키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