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yun Jung

빗나간 자리

 

<빗나간 자리>(2011, 사루비아 다방) 는 상대방이 보낸 공을 어떻게 받아넘길지에 대한 문제로부터 시작된 고민이다. 날아오는 공의 회전을 이해하고 넘겨주는 ‘핑’과 ‘퐁’의 관계처럼 일반적인 대화의 관계는 항상 서로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왔다. 하지만 테이블 바깥의 현실은 내가 그린 일반적인 그림이라기보다 일방적인 종류의 것이었고 (하지‘못한 것’과 ‘않은 것’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모양이었는지) 리시브한 대답 없는 공을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떨어진 공들을 줍는 쪽이 내겐 더 현실적인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