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yun Jung

빗나간 자리

선수 없는 일종의 기울어진 거대한 탁구대가 전시장 입구 앞에 자리한다. 탁구공들은 개조한 쇼핑카트에서 발사되고 그와 동시에 1년간 수집한 토막 뉴스를 보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섞여 나온다. 뉴스 아나운서는 태양폭발, 자연재해, 종말론, UFO와 같은 거대하고 믿기 힘든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이와 함께 발사되는 공들은 벽에 나있는 몇 개의 구멍을 향해 날아가지만 대부분은 빗맞아 바닥으로 굴러 떨어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기울어진 벽 뒤편의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방안에는 내가 사는 동네로부터 수집된 오브제들로 채워져 있다. 조각난 탁자의 다리, 부러진 장식품들은 각각의 경험들을 안고 부정확한 소리와 움직임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