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yun Jung

멀리서 온 토르소

마드리드에 있던 사람과 교환해서 받은 스캐닝 데이터는 근대 조각가 마이욜(Aristide Maillol)의 작품 ‘강’(Riviere)이었다. 아카이빙, 편집이 가능한 이 모델의 크기는 약 20MB, 무게와 두께는 없었다. 스크린 밖으로 분할 출력된 조각들은 누군가에겐 빈곤한 복제품처럼 취급될 수도 있으나, 작은 삼각형들로 구성된 미세한 표면은 스스로의 출처를 증명한다. 저해상, 저용량일 수록 그것은 점점 더 축약된 형태로 결국 하나의 점이라는 추상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현재의 이들을 재배치하면서 원본으로부터 멀어질 가능성을 본다.